
미국에서 우리 제품 가격은 어떻게 정해야 할까?
[1편] 한국 판매가에 환율만 적용하면 안 되는 이유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제품 가격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
“한국에서 29,000원에 판매하는 제품인데 미국에서는 $24.99 정도면 될까요?”
“경쟁 제품이 $19.99인데 우리도 비슷하게 맞춰야 하나요?”
미국 가격을 정할 때 가장 쉽게 시작하는 방법은 한국 판매가격을 달러로 환산하고 미국 경쟁제품 가격과 비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미국 가격을 결정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은 물류비, 유통 구조, 판매 수수료, 프로모션 방식이 다르다. 같은 제품이라도 미국에서 판매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 자체가 달라진다. 따라서 미국 가격을 정할 때는 두 가지 질문을 동시에 해야 한다.
이 가격으로 팔았을 때 우리에게 충분한 이익이 남는가?
미국 소비자가 이 가격을 받아들일 것인가?
이 두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현실적인 미국 판매가격이 된다.
먼저 한국 판매가격에서 출발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29,000원에 판매하는 제품이 있다고 하자.
환율을 적용하면 대략적인 달러 가격은 쉽게 계산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숫자가 미국 MSRP가 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한국과 미국에서는 경쟁 제품도 다르고, 유통 구조도 다르며, 소비자가 제품을 비교하는 기준도 다르다. 무엇보다 한국 공장에서 출고된 제품이 미국 소비자에게 도착하기까지 추가되는 비용이 있다.
따라서 미국 가격은 한국 가격을 변환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시장을 기준으로 새로 설계하는 것에 가깝다.
첫 번째로 알아야 할 숫자는 Landed Cost다
제품 원가가 $5라고 해서 미국에서도 브랜드의 실제 원가가 $5인 것은 아니다.
제품을 한국에서 미국까지 가져오는 과정에는 여러 비용이 추가된다.
예를 들어:
*제품 원가
- 국제운송
- 관세 및 통관 관련 비용
- 미국 내 운송
등을 고려해야 한다.
이렇게 제품을 미국으로 가져와 판매할 준비가 된 시점까지 들어간 비용을 일반적으로 Landed Cost라고 한다.
단순한 예를 들어보자.
- 제품 원가가 $5이고,
- 국제운송 및 수입 관련 비용이 개당 $1.20,
- 미국 창고까지 운송하는 비용이 개당 $0.80이라면,
미국 창고에 도착했을 때 이미 제품 하나에 약 $7이 들어간 셈이다.
물론 실제 Landed Cost는 제품 크기와 무게, 원산지, HTS Classification, 관세율, 운송 방식과 물량 등에 따라 달라진다.
중요한 것은 한국 공장 출고가격이 아니라 미국에서 판매할 수 있는 상태까지의 실제 비용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Bottom-up: 우리에게 얼마가 남아야 하는가?
Landed Cost를 확인했다면 아래에서 위로 가격을 계산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Landed Cost가 $7인 제품을 미국에서 $24.99에 판매한다고 하자.
단순히 보면 약 $18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충분한 Margin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24.99가 모두 브랜드 매출로 남는 것은 아니다.
실제 판매 과정에서는 판매 채널에 따라 Fulfillment, 판매 수수료, 광고, 프로모션, 배송, Retailer 또는 Distributor Margin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가격을 결정하기 전에 앞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판매 채널에서도 이 가격 구조가 유지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현재는 자사몰에서 직접 판매하더라도 향후 Amazon, Distributor 또는 Retail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면 그 구조까지 어느 정도 고려해두는 것이 좋다.
Top-down: 미국 소비자는 얼마까지 지불할까?
원가 계산만으로 가격을 결정할 수도 없다.
계산해보니 충분한 이익을 남기려면 $39.99에 판매해야 한다고 하자.
하지만 미국에서 소비자가 비슷한 제품을 대부분 $19.99~$24.99에 구매하고 있다면 $39.99를 받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경쟁제품 분석이 필요하다.
다만 단순히 같은 카테고리 제품의 가격을 모아 평균을 내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미국 소비자가 실제 구매 과정에서 우리 제품과 비교할 가능성이 높은 제품을 찾아야 한다.
비교할 때는 가격뿐 아니라 다음을 함께 본다.
- 제품 용량
- 주요 기능과 Benefit
- 성분 또는 소재
- 브랜드 Positioning
- 리뷰와 소비자 반응
- 판매 채널
- Premium / Mass 여부
- Promotion 빈도
예를 들어 경쟁 제품의 MSRP가 $29.99라고 해도 실제로는 대부분 $24.99 또는 20% 할인으로 판매되고 있다면 소비자가 인식하는 가격은 다를 수 있다.
따라서 MSRP만 비교하지 말고 실제 시장에서 얼마에 거래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두 가격이 만나야 한다
미국 가격을 결정하는 과정은 크게 두 방향에서 이루어진다.
Bottom-up
Landed Cost + 판매비용 + 필요한 Margin
→ 우리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가격
Top-down
경쟁제품 + 소비자 기대가격 + Brand Positioning
→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
그리고 두 숫자가 만나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내부 계산상 최소 $29.99는 받아야 하는데 시장에서는 $19.99 정도가 적정 가격이라면 단순히 $24.99로 중간을 선택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제품 원가를 낮출 수 있는지, 패키지를 변경할 수 있는지, 제품 용량을 조정할 수 있는지, 다른 Positioning이 가능한지, 또는 판매 채널을 변경해야 하는지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
때로는 가격 문제가 아니라 Business Model의 문제일 수도 있다.
미국 가격이 한국보다 높아도 될까?
물론 가능하다. 한국과 미국에서 반드시 같은 가격으로 판매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국제운송, 수입, 미국 내 물류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반대로 특정 카테고리는 미국 시장의 경쟁이 더 치열해 한국보다 낮은 가격 Positioning이 필요할 수도 있다. 따라서
한국 가격 × 환율 = 미국 가격
이라는 공식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다.
미국 소비자 가격은 미국의 소비자, 경쟁제품, 비용과 유통 구조를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
가격을 정하기 전에 최소한 이것은 확인하자
미국 진출을 준비한다면 소비자가를 확정하기 전에 최소한 다음 네 가지 질문에는 답할 수 있어야 한다.
1. 미국에 제품을 가져왔을 때 실제 Landed Cost는 얼마인가?
2. 미국 소비자가 직접 비교할 경쟁제품은 무엇이며 실제 판매가격은 얼마인가?
3. 우리가 원하는 Brand Positioning은 어디인가?
4. 향후 Amazon, D2C, Distributor, Retail 등으로 판매 채널이 확대되어도 이 가격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가?
이 네 가지를 먼저 확인하면 “경쟁사가 $24.99니까 우리도 $24.99”라는 방식보다 훨씬 현실적인 가격을 만들 수 있다.
미국 가격은 ‘팔릴 가격’과 ‘남는 가격’ 사이에서 결정해야 한다
낮은 가격이 반드시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높은 가격이 자동으로 Premium Positioning을 만들어주는 것도 아니다.
미국 가격은 소비자가 제품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하면서 동시에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마진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서 미국 가격을 정할 때 첫 질문은 “한국에서 얼마에 팔고 있는가?” 보다 “미국에서 얼마에 팔아야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고 우리에게도 이익이 남는가?” 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생긴다.
소비자가를 $24.99로 잘 정했다고 해도 어디에서 판매하느냐에 따라 브랜드에 남는 금액은 크게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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